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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텍스트42

구연상, <<AI 몸피로봇, 로댕>>, 아트레이크, 2024. 제목: AI 몸피로봇, 로댕 저자: 구연상 발행처: (주)아트레이크ARTLAKE 발행일: 2024년 2월 28일 ‘소설의 재미’란 무엇일까? 어떤 이는 이야기의 긴장감과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즐기는 것에서 소설을 읽는 재미를 찾을 것이고, 어떤 이는 소설의 이야기가 전달하는 주제의식과 질문, 소설에서 파생되는 철학적 질문들을 사유하는 것에서 소설의 재미를 찾을 것이다. 두 가지 모두 고루 갖출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든 항상 최고, 최선일 수만은 없다.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갖추었다고 해서 그 소설이 무의미하거나 읽을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고, 어쩌면 부족하거나 숨겨진 부분을 스스로 채워 넣는 과정 역시 소설을 읽는 재미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 2025. 4. 30.
청예, <<수호신>>, 네오픽션, 2024. 제목: 수호신저자: 청예발행처: 네오북스(네오픽션)발행일: 2024년 4월 5일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호러, 오컬트 장르와는 매체의 종류에 무관하게 그리 친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겁이 많고 징그러운 이미지들을 못 견뎌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러 오컬트 장르의 영화와 소설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있다. 영화가 보여주는 분명한 이미지들이 더 무서운지, 혹은 소설의 묘사를 읽으며 머릿속에 직접 상상하는 것들이 더 무서운지는 작품에 따라 다르다. 그래도 대체로 소설 쪽이 좀 덜 무서웠던 이유는 아마도 상상의 수위를 어느 정도 직접 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내가 읽기에 >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소설이었다. 분량 자체도 그리 길지 않아서 가볍게 읽어도 .. 2025. 3. 31.
구병모, <<한 스푼의 시간>>, 위즈덤하우스, 2016. 제목: 한 스푼의 시간저자: 구병모발행처: (주)위즈덤하우스발행일: 2016년 9월 5일   구병모 작가는 >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 > 등의 장편소설과 여러 편의 단편 소설집을 낸 작가로, 길게 늘어지는 말하기를 글자로 옮겨놓은 듯한 독특한 문체가 특징적이다. 또 신기하고 때로는 기괴하게까지 느껴지는 환상적 소재들을 자주, 잘 활용하는 작가로 이러한 특징은 데뷔작인 >에서부터 유구하게 이어져 오는 듯하다. 나 역시 >로 저자의 작품을 처음 접한 뒤, 저자의 독특한 스타일에 빠져들어 한동안 저자의 다른 소설들도 열심히 찾아 읽었는데, > 역시 그러한 과정에서 알게 된 작품이다. >은 기괴한 환상이라고 할 만한 요소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자의 여타 작품들과 차이를 .. 2025. 2. 28.
김초엽, <<파견자들>>, 퍼블리온, 2023. 제목: 파견자들저자: 김초엽발행처: 퍼블리온발행일: 2023년 10월 13일   >은 김초엽 작가의 두 번째 장편 소설로, 디스토피아 장르의 SF 소설이다. 아포(芽胞) 형태를 가진 정체불명의 범람체들로 인해 지상이 점령되고, 인간들은 지하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곰팡이와 버섯의 포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냈다는 범람체와, 범람체에 감염된 자연과 생물들의 신비로운 모습에 대한 묘사 등, 저자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이 매력적인 소재가 되어 독자를 끌어들이는 소설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일부 소개해야 한다. (스포일러 주의!) 범람체에 의해 지상이 점령된 미래의 지구, 범람체에 노출되면 자아를 잃고 광증에 시달리다 죽게 되는 인간들은 범람체를 피해 지하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다.. 2025. 1. 31.